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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역

승부를 가리자는 뜻 같기도 하고..한자로 보아서는 '부를 이어 나간다'고 하는데 들리는 말로는 둘다 해당된다고 한다. 또한 워낙 오지에 있어 전란을 피해가는 곳이기도 하다. 그 옛날에 몇 부족이 있어 승부를 가렸다고 하여 유래되었다고도 하고, 또  이 영동선은 한때 석탄으로 한참 재미를 보았을 태백으로 가는 길목이기도 하니 승부라는 이름이 실감날 법도 하다.

그래도 이용객을 많지는 않아 매표업무는 하지않고 열차 운전정리를 주 업무로 하고 있다.

또한 철도100주년 스템프가 비치 되어 있는데 여기에서 찍어 가려면 수고로움이 필요할 것 같다.

사람이 그리운 승부역은 방문객을 항상 반갑게 맞아주곤 한다.

 

"승부역은 하늘도 세평이요, 꽃밭도 세평이나 영동의 중심이며 수송의 동맥이다"

 

이 구절은 승부역 승강장에 큰 바위로 다시 반듯하게 새겨져 있지만 난 이 하얀 글씨로 승부역

 

에 대한 자부심과 사랑을 나타낸 흔적이 좋다. 자신의 역할을 묵묵히 받아들이며 보이지 않을

 

지라도 그것에 자부심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훌륭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난 이 바위에 쓰여진 글을 볼때 마다 삶의 자세는 어떠해야 하는지 배우고 간다.

1955년 개통하며 세워진 기념비이다.

또한 이 철도는 광복후에 처음으로 우리 스스로 만들어낸 철도이기도 하다.

상류의 낙동강은 또 그런 삶과 사람들을 닮아 있다.

강가를 가는 철도인지라 꽤나 보수공사를 철저히 한 모습인데 이번 여름에도 여지없이 큰 물줄기에 쓸려 내려갔다. 짧게는 며칠씩 길게는 몇달씩 가는 운행중단은 이제 거의 연례행사가 되다시피 한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이곳을 지켜왔고 다시 일어섰지만 많은 사람들이 떠나갔다.

여기는 다른 강변 도로나 철도와 달리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여과없이 보여준다.

야간에는 창밖에 불빛하나 볼 수 없는 오지를 오직 철도만이 지나가는 것이다.

기차만이 갈 수 있는 세상, 그래서 나는 이 영동선을 기차여행의 1번지라고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분천역과 승부역 사이에 있는 양원승강장으로 이 지역민의 유일한 발이다.

지금이야 첩첩산중에도 작은 도로라도 생겨 자가용이 들어오기도 하지만

그래도 대중교통수단은 기차밖에 없다.

예전에는 분천역에서 내려 4km정도를 철도길로 걸어오곤 하였다고 하는데

인명사고도 심심찮게 발생했다고 한다.

그리하여 지역민의 건의에 따라 정식역은 아니지만 양원승강장이 생겨난 것이다.

출입마저 안전하지 못했던 곳에도 사람들은 살고 있다.

내가 떳떳이 이 건물을 '양원역사'라고 부를 수 있는 이유이다.

그리고..양원역은 이 곳을 지키고자 했던 삶의 노력이 엿보여 아름답게 느껴지는 곳이다.

양원이라는 이 작은 공간에는 밭이 있어 첩첩산중에도 사람들의 삶의 이어진다는 것을 보여준다.

분천으로 이어지는 도로이다.

양원방향으로 가다보면 1차선 도로로 좁아지다가 이내 흔적조차 없어진다.

그러고 보면 승부~양원 구간은 문명의 사구간이라고 해야할까?

오직 기차만이 출입이 허용된 곳..

하긴 이 철길만이 출입이 허락된 대 자연속에서 그 경계가 무슨 소용이 있을까..

(2008.7.10촬영)

2008.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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